중국 산둥반도 기부(基部) 인근에 위치한 곡부시는 유교의 시조로 알려진 공자(기원전 551년~기원전 479년)가 태어나고, 또 생을 마감한 곳입니다. 이곳에 자리한 공자와 관련된 유적, 이른바 ‘삼공(三孔)’이라 불리는 공묘·공림·공부는 1994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덕과 예, 의를 중시하고 위계와 연장자에 대한 존중을 기본으로 하는 유교는 한나라 이후 중국 역대 왕조에서 통치 이념의 근간으로 자리 잡아 왔습니다.
시대마다의 통치자들로부터 성지로 존중받아 온 삼공은, 현재 자금성이나 태묘와 함께 중국 3대 궁정 건축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시서지부·예도지향’이라 불리는 곡부에 위치한 이 세계유산 3곳의 주요 볼거리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곡부의 공묘·공림·공부란?
기원전 552년, 공자는 직업 군인의 가문에서 태어났다고 전해집니다. 곡부는 그보다 약 500년 앞서 주나라 왕실의 일원인 주공단이 노공으로 봉해지며 발전한 도시였습니다. 공자는 중국 역사상 손꼽히는 명재상으로 평가받는 주공단을 늘 존경하며 이상적인 성인으로 숭배하였습니다.
독학으로 예학을 익힌 공자는 노나라에 출사하지만, 정치가나 군인으로서는 평생 뜻을 펼치지 못했습니다. 이후 교육에 힘을 쏟게 된 공자는 50대 중반에 관직을 그만두고 제자들과 함께 여러 나라를 떠도는 여정에 나섭니다. 10년이 넘는 유랑 생활 끝에 69세에 곡부로 귀향하였고, 남은 생애를 고전 연구와 저술 활동에 바치다 기원전 479년, 74세로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세계유산인 삼공은 모두 공자 사후에 조성된 유적입니다. 공자의 집은 공묘로 개축되었고, 이후 시대를 거치며 점차 확장되어 궁전과 같은 규모가 되었습니다. 공부는 공자의 직계 후손과 그 가족이 거주하던 곳으로, 공씨 가문은 현재도 존속하고 있으나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대만으로 이주하였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일반 관광지로 공개되어 있습니다. 공림은 공자 일족의 공동 묘지로, 광대한 부지 안에 공자의 후손으로 전해지는 10만 기가 넘는 묘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명칭: 곡부의 공묘·공림·공부 / 曲阜孔庙、孔府、孔林
주소: Shendao Road, Qufu, Shandong, China
공식·관련 사이트 URL: http://whc.unesco.org/en/list/704
곡부의 공묘·공림·공부로 가는 방법
곡부는 베이징에서 고속철도를 이용하면 약 2시간 20분 정도 소요됩니다. 또한 곡부 북쪽에 위치한 지난에서 출발할 경우에도 고속철도를 이용하면 약 40분이면 도착합니다. 지난 야오창 국제공항에는 인천 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직항편이 운항되고 있습니다.
고속철도가 정차하는 곡부동역은 시가지에서 다소 떨어져 있으므로, 노선버스나 택시를 이용해 먼저 시내 중심부로 이동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공부와 공묘는 성벽으로 둘러싸인 곡부 구시가지의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어 길을 헤맬 염려는 거의 없습니다.
공림은 구시가지에서 북쪽으로 약 1km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도보로 이동해도 큰 부담은 없지만, 공묘 앞 고루문에서 공림으로 향하는 관광 마차가 운행되고 있어 이를 이용하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곡부의 공묘·공림·공부 추천 포인트 ① 공묘
세계유산 공묘는 공자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뒤, 노나라 애공이 공자를 기리기 위해 건립한 사당입니다. 공자묘는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 각지에 존재하지만, 그 원형이자 최대·최고의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 바로 곡부의 공묘입니다. 처음에는 공자의 거처였던 단 세 칸의 집을 개조한 소규모 건축물이었으나, 시대가 흐르며 보수와 증축을 거듭해 현재는 자금성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건축군으로 성장하였습니다. 남북 길이 약 1km, 총면적 약 2만 제곱미터, 방의 수만 해도 466개에 달합니다.
공묘 내부에서는 공자의 유품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입구에 세워진 높이 5.6미터의 석조 금성옥진방에는 조천후라 불리는 일각수 조각이 새겨져 있어 인상적입니다. 공묘의 중심에는 폭 54미터, 깊이 34미터, 높이 32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대성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둥 장식이 매우 아름다워, 황제가 행차할 때 자금성과 비교되어 질투심을 유발하지 않도록 천으로 가려두었다는 일화가 전해질 정도입니다. 대성전 앞뜰에 있는 행단은 공자가 제자들에게 강론을 하던 장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곡부의 공묘·공림·공부 추천 포인트 ② 공림
공림은 공자와 그 일족이 잠들어 있는 거대한 묘원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가문의 공동 묘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자의 후손으로 전해지는 인물 10만 명 이상이 이곳에 묻혀 있습니다.
세계유산 공림은 성벽과 성문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향전이라 불리는 궁전 형태의 배전 뒤편에 공자 본인의 묘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묘 앞에는 두 개의 비석이 세워져 있는데, 앞쪽 비문은 서예가 황양정이 1443년에 쓴 것이며, 뒤쪽 비석은 공씨 50대손 공원이 1244년에 세운 것입니다.
공림에는 이름 그대로 1만 그루가 넘는 측백나무와 소나무가 우거져 있어, 천천히 걷다 보면 자연스레 사색에 잠기게 됩니다. 곡부 구시가지 북문에서 공림으로 이어지는 길 역시 시원한 측백나무 가로수가 이어져 있으므로, 갈 때나 돌아올 때 중 한 번쯤은 도보로 이동해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곡부의 공묘·공림·공부 추천 포인트 ③ 공부
세계유산 삼공 가운데 하나인 공부는 공자의 후손들이 대대로 거주하던 저택입니다. 공묘 바로 옆에 위치해 있으며, 공묘와 마찬가지로 시대에 따라 확장되어 현재는 460여 개의 방을 갖추고 있습니다. 원래는 주거 공간으로만 사용되었으나, 명대에 이르러 관청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앞쪽은 관청, 뒤쪽은 주거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송대에 공씨 적통에게 연성공이라는 작위가 내려진 이후로는 연성공부라고도 불립니다.
연성공이 칙명을 받거나 관리들과 면담을 하던 대당은 공부 가운데에서도 특히 중요한 공간입니다. 이당과 삼당은 명대에 건축되었으며, 이당은 예악과 악학 등 관료 선발 시험이 치러지던 장소였습니다. 1503년에 세워진 중광문은 벽이 없는 독특한 구조가 특징입니다. 공부의 안쪽 주거 구역에는 중국식 정원도 조성되어 있어, 기암과 대나무 숲, 곡선형 다리 등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히 금지되었던 공간인 만큼, 삼공 가운데서도 가장 사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장소라 할 수 있습니다.
◎ 마무리하며
공자와 관련된 세계유산인 곡부의 공묘·공림·공부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단 세 칸의 집에서 출발한 공묘는 오늘날 중국 3대 궁정 건축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거대한 관광 명소가 되었습니다. 이곳을 직접 방문해 보면 공자가 남긴 영향력과 명성이 얼마나 큰지 실감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공자의 제자 가운데 가장 뛰어났다고 전해지는 안회의 사당인 안묘도 공부 인근에 위치해 있으므로 함께 둘러보시기를 권합니다. 곡부의 구시가지는 규모가 크지 않아 도보 관광이 가능하며, 세계유산인 공묘·공림·공부 역시 하루면 충분히 관람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공자의 탄생일은 9월 28일로 전해지며, 매년 9월 26일부터 10월 10일까지는 국제공자문화제가 열립니다. 이 시기에는 많은 관광객이 몰려 호텔 요금이 오르고 시내와 교통편도 혼잡해지므로, 여행 계획 시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