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친숙한 도시로 알려진 라이프치히. 독일 작센 주에 위치한 이 도시는 바흐, 바그너, 멘델스존, 슈만 등 위대한 음악가들과 인연이 깊어 전 세계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옵니다. 또한, 괴테와 니체 같은 역사적인 인물들이 공부한 명문 라이프치히 대학교도 유명하죠. 예술과 문화의 도시, 그리고 동서독 통일의 발판이 된 민주화 운동이 시작된 도시로도 알려진 라이프치히에는 볼거리가 가득합니다. 역사가 깃든 관광 명소부터 가족 단위로도 즐길 수 있는 장소까지, 라이프치히에서 꼭 가봐야 할 명소를 소개합니다.

1. 토마스 교회

바흐와 깊은 인연이 있는 토마스 교회의 역사는 1212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15세기에 지어진 고딕 양식의 교회 건물은 여러 시대를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마틴 루터가 설교한 장소로도 알려진 이 교회는 '음악의 아버지'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가 27년 동안 음악 감독(칸토르)으로 활동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교회 내부에는 바흐의 묘와 스테인드글라스에 그려진 그의 초상이 있으며, 바깥에는 바흐의 동상이 있어 교회와 바흐의 깊은 연결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토마스 교회 소년 합창단과 18세기 파이프 오르간의 음색을 재현한 '바흐 오르간', 낭만파 양식의 파이프 오르간 연주회가 열리며, 전 세계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라이프치히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입니다.

2. 바흐 박물관

사진 제공 Par Photo: Andreas Praefcke — Photographie personnelle, CC BY 3.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10494228

바흐 박물관은 토마스 교회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으며, 바흐와 그의 가족에 관한 체험형 전시와 역사적으로 중요한 전시품들이 관람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바흐가 실제로 오르간을 연주했던 연주대, 바흐가 살았던 시대의 악기 소리를 재현한 가상 바로크 오케스트라, 바흐의 작품을 천천히 감상할 수 있는 스튜디오, 당대의 자필 악보 등이 전시된 '보물방' 등 클래식 음악 팬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박물관의 고딕 양식 건물은 바흐와 친분이 있던 상인 보제가 살던 저택으로, 바흐도 실제로 방문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토마스 교회를 관광한 후에는 꼭 바흐 박물관에도 들러보세요.

3. 니콜라이 교회

토마스 교회와 함께 라이프치히의 주요 교회 중 하나인 니콜라이 교회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관광 명소입니다. 1165년에 설립된 이후 850년의 역사를 지닌 라이프치히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인 니콜라이 교회는 창건 당시의 로마네스크 양식의 흔적을 남기며, 후기 고딕 양식의 위엄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토마스 교회의 칸토르가 니콜라이 교회의 음악 감독도 겸임했기 때문에 바흐와도 인연이 깊은 교회로 알려져 있습니다. 교회 내부의 높이 솟은 기둥과 웅장한 천장은 아름다워 반드시 보아야 할 명소 중 하나입니다. 매주 토요일에는 교회 꼭대기에 올라갈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많습니다.

니콜라이 교회는 동서독 통일 혁명의 발단이 된 장소로도 유명합니다. 매주 월요일에 이곳에서 열리던 '평화를 위한 기도'가 자유를 외치는 시위로 확대되었죠. 월요일 오후 5시에 지금도 진행되는 '평화를 위한 기도'에 맞춰 방문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4. 마르크트 광장

라이프치히 구시가지의 중심에 있는 마르크트 광장은 관광객과 현지인들로 활기가 넘치는 곳으로, 매주 시장이 열리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16세기에 지어진 구시청사와 구 계량소, 나폴레옹이 묵었다고 전해지는 숙소 등 역사적인 건물이 아름답게 늘어서 있는 이 광장은 시장이 서는 날이면 형형색색의 과일과 채소가 가득해 많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또한, 1458년부터 시작된 라이프치히 크리스마스 마켓의 주 무대이기도 하며, 독일 최고의 크리스마스 마켓 중 하나로, 독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합니다.
광장에 세워지는 크리스마스트리는 무려 20미터에 달하니, 크리스마스 시즌에 꼭 방문해 보세요!

마르크트 광장 주변에는 카페와 레스토랑이 많아, 역사적인 광장을 바라보며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5. 라이프치히 구 시청사

마르크트 광장에 위치한 구 시청사는 16세기에 지어졌으며, 라이프치히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 중 하나입니다. 우아한 외관을 자랑하는 구 시청사는 독일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르네상스 건축물 중 하나로, 내부는 현재 라이프치히 시립 역사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바흐의 초상화도 전시되어 있어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선사시대부터 민족 전쟁에 이르는 라이프치히의 격동적인 역사를 소개하는 상설 전시와 구 시청사의 지하 감옥 및 시청 탑을 안내하는 가이드 투어도 제공되니, 꼭 한 번 방문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라이프치히 시립 역사 박물관은 구 시청사를 중심으로 시인 실러의 옛 거주지, 민족 전쟁 기념비 등 몇몇 문화 시설로 이루어져 있으니, 산책하며 둘러보기에 좋습니다.

6. 민족 전쟁 기념비

라이프치히의 상징이자 세계적으로 알려진 민족 전쟁 기념비는 반드시 가봐야 할 관광 명소입니다. 라이프치히 시립 역사 박물관의 일부인 이 기념비는 1813년 라이프치히 전투(민족 전쟁)를 기념해 세워졌습니다.

유럽 최대 규모의 기념비로, 유럽 역사의 전환점을 장식한 이 전투를 기념하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합니다. 기념비가 서 있는 이곳은 나폴레옹 군대와 연합군이 맞붙었던 옛 전쟁터로, 전투 100주년을 맞은 1913년에 기념비가 세워졌습니다. 바로 이곳 라이프치히에서 나폴레옹 군대가 패배하며 나폴레옹의 유럽 지배가 끝을 맺었습니다.

높이 91미터의 기념비에 올라가면 360도 파노라마 뷰를 즐길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인근의 1813년 전쟁 기념관에서는 민족 전쟁에 대한 자세한 전시도 있으니 함께 둘러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7. 구 국가보안부 기념관

사진 제공 Appaloosa

구 동독 시절 국가보안부의 활동을 소개하는 구 국가보안부 기념관은 매우 흥미로운 전시를 제공하는 관광 명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현재 기념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이곳은 과거 시민을 감시하기 위한 조직이었던 국가보안부의 라이프치히 지부로 40년 동안 사용되었습니다.

‘슈타지’라는 이름으로 공포의 대상이었던 국가보안부. 당시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한 어두운 기념관 내부에서는 도청과 감시에 사용되었던 장비들, 위조 여권과 변장 등 스파이 활동에 대한 상설 전시를 볼 수 있습니다. 독일에서 실제로 사용되었던 슈타지 지부 중 유일하게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구 국가보안부 기념관은 많은 관광객이 찾는 인기 명소입니다.

아름다운 음악 도시라는 라이프치히의 이미지와는 다른 구 국가보안부 기념관을, 라이프치히 관광 일정에 포함해 보는 건 어떨까요?

8. 메들러 파사주

독일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파사주(아케이드 거리)인 메들러 파사주를 산책해보세요. 라이프치히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메들러 파사주는 총 길이 140미터로, 1914년에 완성된 품격 있는 아케이드 거리입니다.

상업 도시로 발전한 라이프치히의 영광을 짐작할 수 있는 이 파사주에는 고급 상점과 유명 레스토랑, 카페가 줄지어 있어 관광객들로 북적입니다. 젊은 시절 괴테가 자주 다녔던 전통 레스토랑인 ‘아우어바흐스 켈러’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괴테의 대표작 ‘파우스트’에 등장하는 이 레스토랑은 파우스트의 한 장면을 표현한 동상이 설치되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우아한 분위기 속에서 쇼핑과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라이프치히의 추천 관광 명소입니다.

9. 멘델스존 하우스

라이프치히와 인연이 깊은 독일 낭만파 작곡가 멘델스존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머물렀던 ‘멘델스존 하우스’는 세계 유일의 멘델스존 박물관으로도 잘 알려진 관광 명소입니다.

1835년부터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로 활동하고, 1843년에는 직접 라이프치히 음악원을 설립한 멘델스존은 1844년에 지어진 이 저택에서 1845년부터 1847년 사망할 때까지 거주했습니다. 그가 실제로 살았던 이 저택은 현재 라이프치히에만 남아 있어, 전 세계에서 그의 팬들과 많은 관광객이 찾습니다.

슈만 부부와 바그너 등을 초대해 일요일 음악회를 열었던 음악 살롱에서는 현재도 매주 일요일 11시에 연주회가 열리고 있으며,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멘델스존이 살았던 집에서 아름다운 음악을 감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10. 아우구스투스 광장

라이프치히의 유명한 음악 시설들이 모여 있는 역사적인 광장인 아우구스투스 광장을 소개합니다. 마르크트 광장의 동쪽에 위치한 이 광장은 라이프치히에서 가장 크고, 독일에서도 손꼽히는 넓은 광장으로, 시민과 관광객의 휴식처로도 사랑받고 있습니다. 한때 독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광장을 둘러싼 많은 역사적인 건물들이 파괴되었습니다.

이곳에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오페라 하우스 중 하나로 알려진 라이프치히 오페라 하우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시민 오케스트라인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본거지인 게반트하우스 콘서트홀, 그리고 라이프치히 대학교의 건물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걸으면 그라시 박물관도 나옵니다. 이 광장은 라이프치히에 머무는 동안 꼭 한 번은 방문하게 될 명소입니다. 산책하다가 벤치에 앉아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는 관광객들의 모습도 자주 보입니다.

11. 라이프치히 현대사 박물관

사진 제공 Door Eduardo Manchon - https://web.archive.org/web/20161013054639/http://www.panoramio.com/photo/4421, CC BY-SA 3.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36220913

라이프치히 현대사 박물관은 독일이 동서로 분단되었다가 통일에 이르기까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격동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곳입니다. 제2차 세계 대전 중의 혼란, 전쟁 후 동서독 분단, 동독 시절의 억압, 그리고 니콜라이 교회에서 시작된 평화를 위한 기도로부터 점차 확산된 민주화 운동과 동서독 통일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각 시대의 문화, 생활, 경제, 정치적 맥락과 함께 사진, 영상으로 풍부하게 보여줍니다.

주로 독일어로 된 전시이지만, 관광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박물관 앞에는 동독을 대표하는 조각가의 작품인 ‘세기의 한 걸음’이 설치되어 있어, 방문할 때의 이정표로 삼을 수 있습니다. 동서독 통일의 혁명적 기점이 된 라이프치히를 방문했다면, 현대사를 배울 수 있는 이곳은 꼭 가봐야 할 명소입니다.

12. 라이프치히 동물원

라이프치히 중심지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동물들의 서식 환경을 충실하게 재현한 광대한 면적의 라이프치히 동물원이 나옵니다. 이곳은 방문객뿐만 아니라 동물들에게도 매력적인 동물원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1878년에 개원한 이 동물원은 2020년까지 '미래의 동물원'이라는 콘셉트로 리뉴얼을 진행 중이며, 최근에는 독일에서 보기 드문 호주의 동물들을 소개하는 코알라 하우스를 오픈했습니다.

1901년에 지어진 전시관 내부에는 자연환경을 충실하게 재현한 유칼립투스 숲이 펼쳐지며, 거대한 정글을 재현한 돔 형태의 구역, 그리고 광활한 아프리카 사바나 등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에 놀라게 됩니다. 동물들과 공존하는 독특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 멋진 동물원으로,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추천 관광 명소입니다.

◎ 마무리하며

음악의 거장들과 일류 문화인들의 발자취가 곳곳에 남아 있는 라이프치히에는, 역사와 음악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많은 볼거리가 있었습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리지 못했지만, 일본에서 음악 유학을 온 타키 렌타로의 기념비나 라이프치히에서 태어나고 자란 바그너 박물관, 가족 단위로 방문하기 좋은 동물원 외에도 아름다운 공원 등, 아직 소개되지 않은 멋진 관광 명소들이 도처에 위치해 있습니다.

라이프치히는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뮌헨 등 독일의 주요 도시들과 ICE 고속철도로 연결되어 있어 접근성도 뛰어납니다. 라이프치히를 방문할 때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천천히 관광과 예술 감상을 만끽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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