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부의 최남단에 위치한 기즈가와시는, 이름 그대로 기즈가와 강의 흐름과 함께 시간을 이어온 도시입니다. 쇼무 천황 시대에는 단 5년이라는 짧은 기간이긴 하지만, ‘구니쿄(恭仁京)’라는 이름의 수도가 이곳에 자리 잡으며 일본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적도 있습니다.
기즈가와시에는 도오노의 석불 순례길, 야마세이 고도(山背古道) 등 다양한 관광 코스가 마련되어 있어, 풍요로운 자연 속에서 역사의 숨결을 느끼는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또, 관광 도중 피곤할 때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멋진 카페나, 아이들과 함께 놀고 배우며 체험할 수 있는 명소들이 있는 점도 기즈가와가 품고 있는 넉넉한 매력 중 하나입니다. 사찰부터 레저까지, 기즈가와의 매력과 관광 명소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아름다운 오중탑이 상징인 '카이쥬센지(海住山寺)'
카이쥬산 중턱에 위치한 진언종 사찰 '카이쥬센지(海住山寺)'는 기즈가와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입니다. 덴표 7년, 당시의 천황인 쇼무 천황이 나라 대불 조영의 평안을 기원하며 이 사찰을 창건하게 했고, 이곳에 11면 관음보살을 안치한 것이 그 시작이라고 전해집니다.
균형 잡힌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는 오중탑은 일본의 국보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겐포 2년(1214년), 승려 조쿄의 1주기를 기념해 그의 제자인 가쿠신이 세운 것으로, 높이는 17.7m이며 무로지 사찰에 이어 두 번째로 작은 규모입니다. 전체적으로 날씬한 구조이지만, 1층에 설치된 모코시(裳階, 지붕 아래 덧댄 처마)는 보는 이에게 안정감을 줍니다.
모코시가 여러 층으로 된 탑에 설치된 사례는 매우 드물며, 현존하는 것으로는 호류지 오중탑과 이곳 카이쥬센지의 오중탑 두 곳뿐입니다. 경내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야마모모(산복숭아)' 나무는 교토부 내에서 가장 크다고 하며, '교토의 자연 200선'에 선정되어 있습니다.
명칭: 카이쥬센지 / 海住山寺
주소: 20 Kaijusen, Reihei, Kamo-cho, Kizugawa-shi, Kyoto, Japan
공식・관련 사이트 URL: http://www.kaijyusenji.jp/index.html
2 로망이 가득한 유적에서 고도로의 상상을 자극하는 '구니쿄 유적(恭仁京跡)'
지금으로부터 약 1300년 전, 당시 일본 전역에 전염병과 전쟁의 불안이 퍼지고 있었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쇼무 천황은 헤이조쿄(平城京)에서의 천도를 결정합니다. 그가 새롭게 선택한 수도가 바로 기즈가와 오른쪽 강변, 미카노하라(瓶原, 현재의 기즈가와시 카모초)였으며, 이곳에 ‘구니노미야(恭仁宮)’가 세워졌습니다.
‘구니쿄’는 동서 560m, 남북 750m의 직사각형으로, 전체 면적은 약 42헥타르였다고 전해집니다. 수도로 기능한 기간은 약 5년에 불과했지만, 그 사이 덴표 13년(741년)의 국분사·국분니사 건립의 조서, 덴표 15년(743년)의 대불 조영 조서, 콘덴에이넨시자이호(墾田永年私財法) 등 역사상 중요한 법령이 잇따라 선포되었습니다. 일본 역사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이 조서가 여기에서 공표되었구나” 하고 흥미를 느끼게 되실 것입니다.
현재 남아 있는 유구는 다이교쿠덴(금당) 초석과 칠중탑 초석뿐이지만, 늦여름부터 가을에 걸쳐서는 메밀꽃이나 석산화가 아름답게 피어나며 고요한 관광지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기즈가와에 오신다면, 역사 속 한 장면의 무대였던 이 땅 ‘구니쿄’를 찾아 그 옛날의 수도를 떠올려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JR 가모역에서 도보 약 30분이 소요되므로, 커뮤니티 버스를 이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恭仁宮跡’ 하차).
명칭: 구니쿄 유적 / 恭仁京跡
주소: Reihei, Kamo-cho, Kizugawa-shi, Kyoto, Japan
공식・관련 사이트 URL: https://kunikyu.com/
3. 다양한 석불을 만날 수 있는 '도오노 석불 순례길(当尾の石仏めぐり)'
기즈가와시 내 카모초 도오노(当尾) 지역은, 나라 불교의 깊은 영향을 받아온 곳입니다. 간헐적으로 수행장이 있었고, 간현적으로 흩어진 이와후네지(岩船寺)와 조루리지(浄瑠璃寺) 주변에는 많은 마애불(자연 암벽에 새긴 불상)이 남아 있습니다. 도오노 마을을 산책하면, 아름다운 농촌 풍경 속에서 40개 이상의 석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도오노 석불 순례에는 다양한 관광 코스가 준비되어 있는데, 가장 유명한 코스는 조루리지에서 이와후네지까지 이어지는 약 1.7km의 ‘석불 산책 코스’입니다. 울퉁불퉁한 산길도 있으니, 걷기 편한 신발을 신고 나서는 것이 좋습니다.
명칭: 도오노 석불 / 当尾の石仏
주소: Toono, Kamo-cho, Kizugawa-shi, Kyoto, Japan
공식・관련 사이트 URL: [https://www.city.kizugawa.lg.jp/index.cfm/8 ,28731,36,420,html](https://www.city.kizugawa.lg.jp/index.cfm/8 ,28731,36,420,html)
4. 전설 속의 철도 '다이부쓰 철도(大仏鉄道)'
기즈가와시에는 ‘전설의 철도’라 불리는 다이부쓰 철도가 있습니다. 메이지 31년(1898년), 간사이 철도가 가모역에서 나라의 다이부쓰역까지 운행을 시작하였고, 이듬해인 메이지 32년에는 나라역까지 연장되었습니다. 하지만 불과 9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폐선되었기 때문에, ‘전설의 철도’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유적으로 인기가 있는 장소 중 하나가 ‘램프 창고’입니다. 벽돌로 지어진 운치 있는 건물로, 예전에는 위험물 창고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또 가모역 근처의 철도 자취에는 C57형 증기기관차가 보존되어 있습니다. 이 기관차는 쇼와 47년(1972년), 다이부쓰선의 철로 자취를 따라 현재 위치로 옮겨졌으며, ‘달리는 귀부인’이라는 별명으로도 사랑받고 있습니다.
다이부쓰 철도의 유적지를 따라가는 관광 코스는 주변 풍경도 아름다워 철도 팬뿐 아니라 많은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있습니다.
명칭: 다이부쓰 철도 / 大仏鉄道
주소: Between JR Kamo Station and JR Nara Station, Kizugawa-shi, Kyoto, Japan
공식・관련 사이트 URL: [https://www.city.kizugawa.lg.jp/index.cfm/8 ,398,36,508,html](https://www.city.kizugawa.lg.jp/index.cfm/8 ,398,36,508,html)
5. 하룻밤 사이에 솟아난 숲에 둘러싸인 '와쿠데노미야(涌出宮)'
우뚝 솟은 숲에 둘러싸인 와쿠데노미야는, 정식 명칭으로는 ‘와키이마스아마노후키메진자(和伎座天乃夫岐賣神社)’라고 합니다. 본래 이세국 이스즈강 변에서 모셔졌던 신을, 현재의 기즈가와 지역으로 이주시키면서 신사를 세웠다고 전해집니다. 그때, 하룻밤 사이에 숲이 솟아올랐다는 전설이 ‘와쿠데노미야’라는 이름의 유래가 되었습니다. 예로부터 비를 부르는 신으로 숭배되어 왔습니다.
1985년에는 국가 지정 중요 무형 민속문화재로 지정되었으며, 그중에서도 ‘이코모리 축제(居籠祭)’는 특히 유명합니다. 이 축제는 매년 2월에 열리며, ‘소리 없는 축제’라고도 불리고 있습니다. 풍년을 기원하고 봄을 부르며 복을 맞이하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참배길 주변은 밤 시장으로 북적입니다.
경내 전체는 야요이 시대의 취락 유적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야요이 시대의 석도구나 토기, 움집 흔적 등도 발견된 바 있습니다. 기즈가와시는 나라현과 가까운 위치에 있으므로, 관광 시에는 JR 나라선 다나쿠라역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명칭: 와쿠데노미야 / 涌出宮
주소: 69-1 Hirao Satoyashiki, Yamashiro-cho, Kizugawa-shi, Kyoto, Japan
공식・관련 사이트 URL: https://www.0774.or.jp/2145/
◎ 마무리하며
기즈가와의 관광 명소들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대표적인 사찰과 신사를 비롯해, 독특한 매력을 지닌 관광지도 많았던 점이 인상적이었죠. 교토 관광이라고 하면 보통 교토 시내를 떠올리기 쉽지만, 기즈가와에도 훌륭한 명소들이 가득합니다.
가족 여행은 물론 친구들과의 여행, 혼자 떠나는 자유로운 여행에서도 충분히 만족하실 수 있습니다. 꼭 한 번 기즈가와까지 발걸음을 옮겨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