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의 매력적인 세계유산 9곳

북아프리카 북서쪽 끝에 위치한 모로코 왕국은 예로부터 아프리카·유럽·아랍을 잇는 교역의 중심지로 번성해 온 나라입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덕분에 다양한 문화가 융합되어 독특하고 이국적인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모로코의 세계유산 9곳을 하나씩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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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의 매력적인 세계유산 9곳:목차
- 1. 페스 구시가지(Medina of Fez)
- 2. 마라케시 구시가지(Medina of Marrakesh)
- 3. 아이트 벤 하두 촌락(Ksar of Ait-Ben-Haddou)
- 4. 옛 도시 메크네스(Historic City of Meknes)
- 5. 볼루빌리스 고대 유적(Archaeological Site of Volubilis)
- 6. 테투안 옛 시가지(Medina of Tétouan, 옛 명칭 티타윈)
- 7. 에사우이라 옛 시가지(Medina of Essaouira)
- 8. 마사간(알 자디다)의 포르투갈 도시(Portuguese City of Mazagan)
- 9. 라바트: 근대와 역사가 공존하는 수도(Rabat, Modern Capital and Historic City: a Shared Heritage)
- ◎ 모로코 왕국의 세계유산 총정리
1. 페스 구시가지(Medina of Fez)

1981년, 모로코에서 처음으로 세계유산에 등재된 곳이 바로 페스 구시가지입니다. 이곳은 과거 여러 이슬람 왕조의 수도였으며, 사하라 교역의 중요한 거점으로 상인과 순례자들이 모여들던 곳입니다. 수도 기능을 잃은 지금도 모로코인들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 도시입니다.
성벽으로 둘러싸인 약 2.2km × 1.2km 구역에는 1,000개가 넘는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이 이어져 있어 ‘세계 최고의 미로 도시’라 불립니다. 시야가 좁아 한 번 길을 잃으면 지도를 봐도 되돌아가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곳의 주요 운송 수단은 여전히 당나귀, 노새, 그리고 사람의 힘입니다. 주변에는 현대식 건물이 거의 없어, 마치 중세 이슬람 도시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골목 곳곳에는 모스크, 하맘(공중목욕탕), 상점이 즐비해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을 줍니다.
모로코를 여행한다면, 페스 구시가지에서 일부러 길을 잃어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명칭: 페스 구시가지/Medina of Fez
주소: Central Fez, Fes 30000, Morocco
2. 마라케시 구시가지(Medina of Marrakesh)

모로코 거의 중앙에 위치한 마라케시(Marrakesh)는 모로코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로, 198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습니다. ‘마라케시’는 베르베르어로 ‘신의 땅’을 뜻하며, 도시 전체가 붉은빛을 띠는 성벽과 건물로 둘러싸여 있어 ‘붉은 도시’라는 별칭으로도 불립니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단연 자마 엘 프나 광장(Jemaa el-Fnaa)입니다. 약 400m 사방의 광장은 오랫동안 문화와 교역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습니다.
낮에는 곡예사나 거리 공연자가 등장하고 아이들이 뛰노는 평범한 광장 같지만, 해질 무렵이 되면 사방에서 사람들이 몰려들고 수많은 천막이 세워지며 시장이 열립니다. 시간이 깊어질수록 시장은 더욱 활기를 띠고, 북적이는 분위기는 마치 대규모 축제에 온 듯합니다.
시장에서는 잡화, 카펫 같은 이국적인 수공예품은 물론, 향긋한 음식 냄새가 가득해 한국에서는 느끼기 힘든 이국적인 매력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마라케시가 만들어내는 독특한 분위기를 꼭 직접 경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명칭: 마라케시 구시가지/Medina of Marrakesh
주소: Marrakesh, Morocco
공식・관련 사이트 URL: http://www.morocco-emba.jp/aboutmorocco/city_marrakesh.html#img/marrakesh/marrakesh1.jpg
3. 아이트 벤 하두 촌락(Ksar of Ait-Ben-Haddou)

아이트 벤 하두 촌락은 모로코 중부 와르자자트 인근 아틀라스 산맥에 위치한 마을로, ‘카스바’라 불리는 흙벽돌로 만든 성곽 건축물입니다. 이 지역에는 수많은 카스바가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세력이 컸던 하두 족이 약 500년 전 건설한 곳이 바로 아이트 벤 하두입니다.
이 촌락은 외부의 약탈자들로부터 마을을 지키기 위해 성곽 구조로 지어졌으며, 출입구는 하나뿐입니다. 내부 통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미로와 같고, 외벽에는 작은 총안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가장 높은 곳에는 포위 상황에 대비해 식량을 보관하던 창고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황량한 산악 지대에 자리한 이 마을의 전경은 웅장하고 아름다워 마치 영화 속 장면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실제로 ‘글래디에이터’, ‘미이라’ 등 여러 영화의 촬영지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아이트 벤 하두를 방문할 계획이라면, 이곳에서 촬영된 영화를 미리 보고 가면 여행이 더욱 흥미로워질 것입니다.
명칭: 아이트 벤 하두 촌락/Ksar of Ait-Ben-Haddou
주소: Ait Ben Haddou, Morocco
4. 옛 도시 메크네스(Historic City of Meknes)

모로코의 수도 라바트에서 동쪽으로 약 130km, 페스에서 서쪽으로 약 6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메크네스는 11세기에 알무라비트 왕조의 군사 시설로 건설되었습니다. 이후 1675년부터 1728년까지 알라위 왕조의 무레이 이스마일에 의해 왕도로 지정되면서 웅장한 도시로 발전했습니다. 비록 무레이 이스마일은 완성된 수도를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지만, 이곳은 지금도 이슬람과 유럽 양식이 조화를 이룬 17세기 도시의 면모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주요 볼거리는 무레이 이스마일의 영묘와 도시 입구의 망수르 문입니다. 두 곳 모두 이슬람 건축의 걸작으로 꼽히며, 정교한 모자이크와 스투코 장식은 숨이 멎을 듯한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특히 망수르 문은 모로코에서 가장 아름다운 문으로 불립니다.
페스에서 기차로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하니, 이슬람 건축의 진수를 직접 확인해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명칭: 옛 도시 메크네스/Historic City of Meknes
주소: Meknes, Morocco
5. 볼루빌리스 고대 유적(Archaeological Site of Volubilis)

모로코의 고대 로마 유적지인 볼루빌리스는 북아프리카 로마 유적 가운데 가장 잘 보존된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로마 제국의 세력이 현재의 모로코까지 뻗어 있었던 당시, 볼루빌리스는 그 서쪽 경계에 자리한 중요한 도시였습니다. 기원전 3세기경부터 마을이 형성되었고, 서기 40년 이후에는 로마 제국의 속주가 되었습니다. 이후 올리브유 등 교역을 통해 상업 도시로 크게 번성했습니다.
유적지 안에는 카라칼라 황제의 개선문, 공중목욕탕, 주피터 신전 등 당시의 건축물이 상당 부분 남아 있으며, 외벽과 기둥, 정교한 모자이크 역시 훌륭히 보존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당시 볼루빌리스의 번영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볼루빌리스’라는 이름은 베르베르어로 협죽도를 뜻하며, 예전에는 이 지역에도 꽃이 만발했다고 전해집니다.
이곳에서는 로마 제국 시대의 모로코를 상상하며 고대의 낭만을 느껴볼 수 있습니다.
명칭: 볼루빌리스 고대 유적/Archaeological Site of Volubilis
주소: Route de Volubilis, Morocco
6. 테투안 옛 시가지(Medina of Tétouan, 옛 명칭 티타윈)

테투안은 모로코 북부, 모로코와 스페인을 잇는 지브롤터 해협에서 약 40km 떨어진 곳에 있으며, 리프 산맥 비탈에 펼쳐진 도시입니다. ‘하얀 도시’라는 별칭처럼 건물 대부분이 흰색으로 칠해져 있어, 산자락을 따라 이어지는 흰 마을 풍경이 테투안을 대표하는 모습이 되었습니다.
특히 구시가지는 낮은 층수의 흰 집들이 모여 독특한 경관을 이루고 있으며, 이 지역이 1997년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었습니다. 마을 내부는 다른 모로코 구시가지처럼 좁은 골목이 복잡하게 얽혀 미로 같은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하얀 벽과 건물이 주를 이루지만, 곳곳에는 파스텔톤이나 선명한 색으로 칠해진 부분도 있어 실제로 걸어보면 다채로운 색감이 어우러진 풍경이 여행자의 기분을 한층 더 즐겁게 만들어 줍니다.
명칭: 테투안 옛 시가지/Medina of Tétouan (formerly known as Titawin)
주소: Tetouan, Morocco
7. 에사우이라 옛 시가지(Medina of Essaouira)

에사우이라는 모로코 중부, 마라케시 서쪽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도시로, 17세기에 프랑스 건축가가 설계한 유럽식 요새 도시입니다. 성벽으로 둘러싸인 구시가지에는 유럽식 건물뿐 아니라 북아프리카 아랍 양식으로 지어진 모스크, 서아프리카의 성곽 건축인 카스바 주택 등이 공존해 독특하고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 도시는 연중 기후가 온화해 푸른 바다와 하늘, 흰 건물이 만들어내는 대비가 아름답습니다. 모로코인들이 허니문 여행지로 자주 선택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또한 관광지로 지나치게 상업화되지 않아, 페스나 마라케시 같은 대표 도시들에 비해 훨씬 여유롭고 편안하게 머물 수 있습니다.
명칭: 에사우이라 옛 시가지/Medina of Essaouira (formerly Mogador)
주소: Essaouira, Morocco
8. 마사간(알 자디다)의 포르투갈 도시(Portuguese City of Mazagan)

알 자디다는 모로코 서부에 위치한 항구 도시로, 16세기 초 포르투갈에 점령되어 ‘포르투갈령 마사간’으로 발전했습니다. 포르투갈인들이 건설한 구시가지에는 유럽과 모로코의 문화가 뒤섞인 독특한 풍경이 남아 있으며,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2004년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습니다.
도시는 전체가 두꺼운 성벽으로 둘러싸인 요새 형태로, 당시 인도 무역의 중요한 중계지 역할을 했습니다. 약 200년 동안 포르투갈의 지배가 이어졌으나, 1796년 모로코인들이 포르투갈을 몰아냈고 1832년에는 도시 이름도 마사간에서 알 자디다로 바뀌었습니다.
이후 19세기 후반에는 유대인 공동체가 유입되었고, 20세기 초에는 프랑스 보호령 아래에 놓이면서 다양한 문화가 혼합되어 현재의 알 자디다가 형성되었습니다. 지금은 휴양지로도 인기가 높은 관광 도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명칭: 마사간(알 자디다)의 포르투갈 도시/Portuguese City of Mazagan (El Jadida)
주소: El Jadida, Morocco
9. 라바트: 근대와 역사가 공존하는 수도(Rabat, Modern Capital and Historic City: a Shared Heritage)

라바트는 모로코 중서부에 있는 도시로, 현재 모로코 왕국의 수도입니다. 대도시 카사블랑카에 비하면 규모는 작지만 한층 차분하고 정돈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라바트 중심부는 성벽으로 둘러싸인 요새 도시로, 구시가지와 신시가지가 모두 세계유산에 등재된 드문 사례이기도 합니다. 북쪽의 구시가지는 12세기 무와히드 왕조 시기에 형성된 곳으로, 아라비안 특유의 분위기와 활기찬 상점가가 인상적입니다. 반면 신시가지는 20세기 초 프랑스 식민 통치 시기에 조성된 곳으로, 유럽풍의 근대적인 거리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거리 곳곳에는 세련된 카페와 레스토랑이 늘어서 있어 순간적으로 모로코에 있다는 사실을 잊게 될 정도입니다. 모로코를 여행한다면, 이슬람 문화와 유럽 도시 풍경이 조화를 이룬 라바트의 매력을 꼭 체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명칭: 라바트: 근대와 역사가 공존하는 수도/Rabat, Modern Capital and Historic City: a Shared Heritage
주소: Rabat, Morocco
◎ 모로코 왕국의 세계유산 총정리

이번 글에서는 모로코 왕국의 세계유산 9곳을 모두 살펴보았습니다. 오랜 역사 속에서 형성된 이국적인 도시들은 각각 뚜렷한 개성을 지니고 있어 매력이 넘칩니다. 미로 같은 골목길, 이슬람과 유럽 문화가 공존하는 거리, 로마 시대의 유적까지 다양해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온 듯한 이색적인 분위기를 직접 느낄 수 있는 모로코. 다음 여행지로 모로코를 선택해 보는 건 어떨까요?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