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레티셰 철도 알불라선·베르니나선과 주변 경관’은 스위스와 이탈리아의 국경, 알프스 산악 지대를 가로지르는 ‘국경을 넘는 세계유산’ 중 하나입니다. 연중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찾아오는 인기 여행지로, 이번에는 이 매력적인 세계유산 ‘레티셰 철도 알불라선·베르니나선과 주변 경관’을 소개합니다.
‘레티셰 철도 알불라선·베르니나선과 주변 경관’이란?
스위스 최대의 사철(私鐵)인 레티셰 철도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며, 알프스의 대자연 속에서 경관을 해치지 않고 노선을 건설한 기술력이 높이 평가되었습니다. 이 뛰어난 철도 기술은 스위스 관광 산업의 발전을 뒷받침했을 뿐 아니라, 일본의 하코네 철도의 모델이 되었다고도 전해집니다.
레티셰 철도는 오스트리아의 제메링 철도, 인도의 산악 철도군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세계유산에 등록된 철도 유산입니다. 차창 아래로 펼쳐지는 알프스의 풍부한 자연, 아름다운 마을 풍경, 웅장한 빙하 등 다양한 절경이 승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명칭: 레티셰 철도 / Rhätische Bahn
주소: Rhätische Bahn AG, Bahnhofstrasse 25, CH - 7001 Chur, Switzerland
공식・관련 사이트 URL: https://www.rhb.ch/jp/home
레티셰 철도 가는 방법
세계유산 구간은 스위스와 이탈리아 두 나라에 걸쳐 있어, 스위스 측과 이탈리아 측 모두에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스위스 측에서는 투지스(Thusis)보다 취리히 쪽에 있는 알불라선의 쿠어(Chur)역을 기점으로 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한국에서 취리히 공항까지 이동한 뒤, 취리히에서 쿠어까지는 스위스 연방 철도로 최단 약 1시간 15분이 소요됩니다.
추천 포인트 ①: 알불라선 투지스~종점 생모리츠 구간
이 구간은 스위스에서도 유명한 대형 파노라마 객차를 갖춘 빙하 특급(Glacier Express)과 베르니나 특급(Bernina Express)이 모두 지나는 노선입니다.
첫 번째 하이라이트는 급커브에 자리한 길이 136m, 높이 65m의 랜트바서(란트바서) 고가교입니다. 이 다리는 수직 절벽 중턱의 터널과 바로 연결되어 있어, 기차가 터널로 빨려 들어가거나 토해져 나오는 듯한 장면이 펼쳐집니다.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벨기운(Bergün)역과 프레다(Preda)역 사이의 구간으로, 여러 번의 급커브와 5개의 루프 터널이 이어집니다. 루프 터널은 360도로 원을 그리듯 선로가 배치된 터널로, 열차는 오른쪽과 왼쪽으로 회전하듯 달리며 417m의 고도차를 극복합니다.
추천 포인트 ②: 베르니나선 시발역 생모리츠~오스피치오 베르니나 구간
생모리츠를 출발해 처음 만나는 하이라이트는 차창에서도 보이는 웅장한 모르테라치 빙하입니다. 모르테라치 역에서는 빙하까지 이어지는 간단한 하이킹 코스도 즐길 수 있습니다.
다음 명소인 베르니나 디아볼레차(Bernina Diavolezza) 역에서는 로프웨이로 산정역까지 올라갈 수 있으며, 정상의 전망대에서는 4,000m급 알프스 산군과 함께, 아래로는 펠스(Pers) 빙하와 모르테라치 빙하가 합류하는 장대한 절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해발 2,253m에 위치한 오스피치오 베르니나(Ospizio Bernina) 역은 아름다운 옥빛과 유백색이 섞인 라르고 비앙코(Lago Bianco) 호숫가에 자리합니다. 이곳에서 다음 명소인 알프 그륌(Alp Grüm) 역까지는 약 2시간이 소요되는 완만한 하이킹 코스가 이어져, 풍경을 즐기며 여유롭게 걸을 수 있습니다.
추천 포인트 ③: 베르니나선 오스피치오 베르니나~종점 티라노 구간
알프 그륌(Alp Grüm) 역은 해발 2,103m의 절벽 위에 자리하고 있으며, 역 플랫폼에는 스위스 특유의 석조 호텔 레스토랑이 있습니다. 테라스석에서는 웅장한 팔류(Palu) 빙하와 호수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알프 그륌 역을 출발한 열차는 수많은 급커브를 천천히 돌며 약 1,000m의 고도를 내려와 포스키아보(Poschiavo) 계곡으로 진입합니다.
이 지역은 스위스 안에서도 이탈리아어권에 속하며, 포스키아보 마을을 지나 푸른빛이 아름다운 포스키아보 호숫가를 따라가면, 이 노선에서 가장 유명한 360도 오픈 루프 다리가 있는 부르지오(Brusio)에 도착합니다. 푸른 초원 속에서 원형을 그리듯 달리는 열차의 모습은 철도 팬이 아니더라도 감탄을 자아내는 장면입니다. 이후 이탈리아 국경인 캄포콜로뇨(Campocologno) 역을 지나 티라노(Tirano) 마을에 들어서면, 열차는 노면 전차처럼 도로 위를 달리며 종착역 티라노 역에 도착합니다.
레티셰 철도 사진 촬영 팁
이 세계유산을 여행하는 데에는 대형 파노라마 창을 갖춘 베르니나 특급이 편리하고 쾌적합니다. 창문은 개폐할 수 없지만, 주요 포인트에서는 열차가 속도를 줄여 주어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보다 생생하게 세계유산의 경관을 느끼고 싶다면, 후방 차량에 오픈 데크가 있는 일반 열차를 이용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 세계유산 ‘레티셰 철도 알불라선·베르니나선’ 정리
이 세계유산은 철도 애호가뿐 아니라, 연중 전 세계 여행자들이 찾는 스위스의 대표 관광 명소입니다. 노선 자체에도 볼거리가 가득하지만, 험준한 알프스 산맥과 깊은 계곡, 맑고 아름다운 호수, 그리고 웅장한 빙하가 어우러진 주변 경관이 더욱 인상적입니다. 차창 밖으로만 바라보아도 충분히 그 웅대한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평생 한 번쯤은 가보고 싶은 세계유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