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 도시가 다가 아니다! 페루의 세계유산 12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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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추픽추나 나스카의 지상화는 세계유산에 큰 관심이 없더라도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이름일 것입니다. 남미의 나라 페루는 12곳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인에게도 비교적 친숙한 나라입니다.

예로부터 문명이 번성했던 페루에는 고대 유적이 다수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 문화가 유럽과 만나 독창적인 문화와 독특한 도시 경관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번에는 이처럼 다채로운 매력을 간직한 페루의 세계유산을 소개합니다.

1. 마추픽추 (Machu Picchu)

마추픽추는 1911년 미국 탐험가 하이럼 빙엄에 의해 발견된 페루의 세계유산입니다. 당시에는 잡초에 뒤덮인 폐허 상태였으나, 지금은 ‘공중도시’라 불리며 전 세계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 도시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습니다. 스페인 침략을 피해 잉카인이 세운 피난처라는 설, 천문 관측 시설이었다는 설, 잉카 왕의 성이었다는 설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많은 부분이 미스터리로 남아 있습니다.

마추픽추를 방문하려면 먼저 쿠스코에서 버스와 기차 등을 이용해 이동해야 합니다. 해발 2,400m가 넘는 고지대에 위치해 있어 날씨 변화가 심하고 고산병에 걸리는 여행객도 많습니다. 충분히 컨디션을 관리하고, 여유 있는 일정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쿠스코 시가지 (City of Cuzco)

쿠스코는 1983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도시로, 잉카 제국의 수도로 번영했습니다. ‘쿠스코’라는 이름은 ‘세계의 배꼽’을 뜻하며, 당시에는 세계의 중심으로 여겨졌습니다. 알마스 광장을 중심으로 한 도심에는 식민지 시대 건축물이 줄지어 서 있지만, 그 기초를 이루는 석축은 모두 잉카 시대의 것입니다. 잉카 문화와 유럽 문화가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대항해 시대에 스페인이 쿠스코를 정복했을 때, 기존의 잉카 건물들은 파괴되었지만 기초를 이루는 석축은 워낙 견고해 무너뜨릴 수 없었다고 전해집니다. 결국 스페인은 그 석축을 토대로 활용했습니다. 또, 쿠스코 시내 전경을 조망할 수 있는 언덕 삭사이와만에는 웅장한 잉카 유적이 남아 있어 주요 명소로 손꼽힙니다.

쿠스코는 해발 3,400m에 위치해 있어 고산병 위험이 있습니다. 여행 전 충분한 대비를 하고, 천천히 적응하며 일정을 소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3. 나스카 지상화 (Nazca Lines)

세계유산 중의 세계유산으로 꼽히는 나스카 지상화는 페루에 위치합니다. 정식 명칭은 ‘나스카와 파르파의 지상화’로, 1939년에 발견되어 1994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아직도 어떻게, 또 어떤 목적을 위해 그려졌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지금도 새로운 도형이 계속 발견되고 있습니다.

지상화에는 벌새, 콘도르, 거미, 개, 원숭이 등 다양한 동물과 상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현대 과학 없이는 알 수 없는 형상이나 ‘우주비행사’를 묘사한 듯한 그림이 있다는 설도 있어, 그만큼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미스터리와 낭만이 공존하는 이 세계유산은 하늘에서 내려다볼 때 가장 장관을 이룹니다. 나스카 지상화,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4. 카팍 냔 안데스의 길 (Qhapaq Ñan)

카팍 냔(Capac Ñan)은 잉카 제국이 지배하던 지역을 연결하던 약 3만km에 달하는 도로망으로, 2014년 세계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케추아어로 ‘왕의 길’을 뜻하며, 당시 교역과 소통의 핵심 축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카팍 냔은 세계 최초로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칠레,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등 6개국에 걸쳐 세계유산으로 공동 등재된 유산입니다. 이 길은 도시의 좁은 골목에서 사막과 험준한 산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형을 아우르며 뻗어 있었고, 마추픽추와 쿠스코로도 이어집니다.

오늘날 카팍 냔은 관광객과 현지인 모두에게 인기 있는 트레킹 코스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활동적인 여행을 좋아한다면, 페루 여행에서 이 세계유산 트레킹을 체험해 보는 것도 특별한 추억이 될 것입니다.

5. 리마 역사지구 (Historic Centre of Lima)

리마는 페루의 수도이자 정치와 문화의 중심지이며, 옛 시가지는 리마 역사 지구로 세계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잉카 제국의 지배 이전부터 원주민이 거주해 온 유서 깊은 도시로, 이후 스페인의 정복을 거치며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남미 정복의 거점으로 수도를 건설했습니다.

리마 역사 지구에는 스페인 정복 시대에 지어진 카테드랄, 수도원, 저택 등 아름다운 건축물이 남아 있습니다. 또한 박물관에는 귀중한 소장품이 다수 전시되어 있어 볼거리가 풍부합니다.

도시 남쪽에는 스페인 정복 이전의 유적인 카차파마크가 자리하며, 차로 약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습니다. 식민지 시대의 역사와 고대의 역사를 함께 체험해 보시길 권합니다.

6. 차빈 유적 (Chavín de Huántar)

차빈 유적은 페루 중부, 수도 리마에서 북쪽으로 약 250km 떨어진 곳에 있으며, 1985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기원전 1400년에서 500년경 번성한 차빈 문화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적에는 신(新)신전과 구(旧)신전 두 곳이 있으며, 특히 구신전에는 지하 통로가 남아 있습니다. 이 통로 안에는 높이 약 4.5m의 석조 조각 ‘란손’이 안치되어 있으며, 그 외에도 제사용으로 쓰였다고 추정되는 토기들이 다수 발견되었습니다. 인근에는 발굴 유물을 전시하는 박물관도 있어 함께 둘러볼 수 있습니다.

차빈 유적은 해발 약 3,200m에 위치해 있습니다. 관람 시에는 이동 동선이 길고 고저차도 있어 체력 소모가 크므로, 충분히 컨디션을 조절한 뒤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7. 와스카란 국립공원 (Huascarán National Park)

와스카란 국립공원은 페루 최고봉이자 안데스 산맥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을 품은 자연 공원으로, 1977년 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뒤 1985년 세계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공원 주변에는 30개의 빙하와 120개 이상의 호수가 펼쳐져 있으며, 해발 5,000m를 넘는 파스토루리 빙하와 양가누코 호수가 특히 유명합니다.

와스카란 국립공원은 보통 와라스를 관광 거점으로 삼아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해 방문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공원에서는 트레킹과 등산도 가능해 체력에 자신 있는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또한 공원 내에는 이 지역의 고유 식물인 푸야 라이몬디가 자생하고 있으며, 다양한 고유종 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어 생태 관광지로서의 가치도 큽니다.

8. 찬찬 유적 (Chan Chan Archaeological Zone)

찬찬 유적은 1986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도시 유적으로, 남미 최대 규모의 고대 도시입니다. 기원전 1100년경에 번성하기 시작한 치무 문화의 중심지로, 이후 잉카 제국에 정복될 때까지 지속되었습니다. 리마에서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세계유산입니다.

유적은 주신전, 제의장, 식품 창고, 묘지 등 8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모든 구역이 개방된 것은 아니지만, 내부 벽에는 치무 문화의 특징으로 알려진 새와 물고기 모티프의 독특한 조각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햇볕에 말린 벽돌로 축조된 이 고대 도시는 장관을 이루며, 벽에 새겨진 부조는 예술적 가치가 높아 꼭 둘러볼 만한 세계유산입니다.

9. 마누 국립공원 (Manu National Park)

마누 국립공원은 페루 최대의 국립공원으로, 해발 150m에서 4,200m까지 이어지는 다양한 지형 속에 수많은 동식물이 서식합니다. 1987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으며, 광대한 열대우림의 90% 이상은 출입이 제한된 구역입니다. 개인 관광은 허용되지 않고, 지정된 투어를 통해서만 입장이 가능합니다. 공원 내에는 일부 승인된 원주민 공동체가 거주하며, 마누 강 유역을 중심으로 모여 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는 아직 외부와 접촉하지 않은 부족도 존재합니다. 관광의 최적기는 4월에서 12월 무렵입니다.

공원에서는 재규어, 블랙재규어, 아메리카테이퍼 등 211종의 포유류와 800종이 넘는 조류가 확인됩니다. 이곳에서는 새 관찰뿐 아니라 캠핑과 보트 투어도 즐길 수 있어, 대자연의 생태계를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는 세계유산입니다.

10. 리오 아비세오 국립공원 (Río Abiseo National Park)

리오 아비세오 국립공원은 1990년, 세계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이 결합된 복합유산으로 등재된 페루의 세계유산입니다. 공원 내에는 다수의 아메리카 원주민 유적이 남아 있으며, 동시에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해 자연과 문화를 함께 간직한 귀중한 유산으로 평가됩니다.

현재 리오 아비세오 국립공원은 일반에 개방되지 않습니다. 이는 멸종 위기종인 헨디 울리 원숭이가 발견된 사실과 유적의 취약성 때문으로, 1986년 이후 출입이 제한되었습니다. 이러한 조치 덕분에 공원 안에는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고대 유적이 오늘날까지 잘 보존되고 있습니다.

11. 아레키파 역사지구 (Historic Centre of the City of Arequipa)

아레키파는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약 1,03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도시로, 약 90만 명이 거주하는 페루 제2의 도시입니다. ‘하얀 도시’라는 별칭을 가진 아레키파는 화산석으로 지어진 흰빛 건축물이 시가지를 가득 메우고 있으며, 그 역사 지구는 2000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도심의 중심인 아르마스 광장은 식민지풍 건축물로 둘러싸여 있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특히 아레키파에서 가장 대표적인 명소는 산타 카탈리나 수도원입니다. 외벽은 흰색으로 칠해져 있으며, 1970년까지 실제로 수녀들의 생활이 이어졌던 곳으로, 현재는 당시의 생활상을 직접 엿볼 수 있습니다.

12. 카랄 유적 (Sacred City of Caral-Supe)

카랄 유적은 페루 수도 리마에서 약 200km 떨어진 곳에 자리한 대규모 고고학 유적으로, 고대 안데스 문명이 남긴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유적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페루 정부의 주도적인 노력으로 200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이곳에 사람들이 거주하며 도시로 기능했던 시기는 기원전 3000년에서 기원전 2000년 무렵으로 추정됩니다. 20세기 말까지만 해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이후 발굴 조사에서 신전과 원형 극장, 주거지가 발견되면서 학계와 대중의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습니다.

아직 많은 부분이 미스터리로 남아 있지만, 그렇기에 더욱 탐구와 상상의 여지를 남기는, 안데스 문명의 기원을 보여주는 세계유산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마무리하며

페루의 세계유산, 어떠셨나요? 그 매력을 직접 보고 싶다고 느끼신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특히 쿠스코 일대에는 여전히 수많은 고대 유적이 남아 있으며, 그중 일부는 이미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도 올라 있습니다. 앞으로도 페루에서 새로운 세계유산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구 반대편까지의 여정이지만, 그만큼 값진 경험을 선사할 세계유산의 여행지로 페루를 떠올려 보셔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