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크론보르 성 | 셰익스피어 ‘햄릿’의 무대!

크론보르 성은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서 북쪽으로 약 30km 떨어진 헬싱외르의 곶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외레순 해협을 사이에 두고 불과 7km 거리에 있는 스웨덴 헬싱보리와는 현재까지도 페리를 통한 왕래가 활발합니다.

2000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크론보르 성은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중 하나인 '햄릿'의 무대 '엘시노어 성'의 모델로 알려져 있습니다. 셰익스피어가 직접 이 성을 방문한 적은 없지만 성 안에는 기념비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크론보르 성 (Kronborg Castle)

크론보르 성의 기원은 15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 3국으로 이루어진 칼마르 동맹의 지도자였던 에리크 3세(Erik III)가 에레순 해협을 지나는 선박들로부터 통행세를 징수하기 위해 세운 요새가 그 시작이었습니다.

16세기 후반에는 단순한 요새 기능을 넘어 왕궁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한 대대적인 개축이 이루어졌습니다. 이 시기부터 성은 ‘왕의 성’을 의미하는 이름인 ‘크론보르(Kronborg)’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18세기 이후 국왕이 실제로 이곳에 거주하지는 않았지만, 강력한 방어시설과 바로크 양식의 궁전이 공존하는 웅장한 요새의 위용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크론보르 성 가는 법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서 헬싱외르역까지는 쾌속 열차로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역에서 크론보르 성까지는 도보로 30분 남짓, 혹은 버스로 5분 정도입니다. 유럽 유수의 허브 공항인 코펜하겐 공항에서 헬싱외르까지도 환승 없이 철도로 딱 1시간 정도면 갈 수 있습니다.

스웨덴 쪽에서 방문할 경우에는 건너편 헬싱보리에서 페리를 탑니다. 헬싱외르역 앞 선착장까지는 단 20분! 도중에 바다에서 크론보르 성의 아름다운 자태를 볼 수 있습니다.

크론보르 성 추천 포인트 ①: 햄릿 연극 라이브

‘햄릿’의 무대로 유명한 크론보르 성에서는 매년 6월부터 8월까지 여름 시즌 동안 성의 중정에서 연극 공연이 열립니다. 주로 '햄릿'의 명장면들을 선별해 리드미컬하게 재현하지만, 그 외 작품이 상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공연을 만나게 될지 모르기에 더욱 기대되고 즐겁습니다. 공연 중간에는 배우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을 수도 있습니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지정석이 없기 때문에 공연 시작 시간이 가까워지면 미리 자리를 잡는 것이 좋습니다.

크론보르 성 추천 포인트 ②: 홀거 단스케

크론보르 성은 요새의 벽이나 중앙 건물도 훌륭하지만, 한 군데 더 꼭 둘러봤으면 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카세메이트'라고 불리는 지하 병영입니다.

불빛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칠흑같이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차갑고 습한 공기는 뭐라 말할 수 없는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눈이 익숙해질 때까지는 발밑도 상당히 위험하므로, 미리 손전등이나 조명 기능이 있는 휴대폰 등 조명 장치를 준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어렴풋이 희미한 불빛에 의지해 계속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면, 멀리서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조심스럽게 다가가니, 거인이 팔짱을 끼고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숨죽인 채 앉아 있습니다. 덴마크가 위기에 처했을 때 깨어나, 검으로 한 번에 상대를 쓰러뜨린다는 전설의 '홀거 단스케'입니다. 햄릿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덴마크의 전설 홀거 단스케를 놓치지 마세요.

크론보르 성 추천 포인트 ③: 헬싱외르 마을

세계유산 크론보르 성과 역 사이에 펼쳐진 헬싱외르는 덴마크 유수의 관광지답게 매우 활기찹니다! 그런데, 시내를 걷다 보면 기념품 가게보다 유난히 주류 판매점이 많다는 것을 눈치챌 것입니다. 판매되는 술도 고급 증류주보다는 맥주나 와인 등 일반 가정에서 매일 마시는 것들이 주를 이룹니다.

이것은 스웨덴보다 덴마크의 주세가 저렴하기 때문에, 건너편 헬싱보리에서 스웨덴 사람들이 차를 몰고 페리를 타고 헬싱외르로 술을 사러 오기 때문입니다. 양국 간 거리가 가까울 뿐만 아니라, 국경 이동 시 여권을 제시하거나 관세가 필요 없는 것이 큰 요인입니다. 한국에서는 쉽게 상상하기 힘든 재미있는 광경이므로, 크론보르 성 관광을 오가며 잠시 주의 깊게 마을을 걸어보세요.

◎ 세계유산 크론보르 성 총정리

햄릿의 무대가 된 덴마크의 세계문화유산 '크론보르 성'. 성 내부와 그 주변을 여유롭게 하나하나 둘러보려면 최소 3시간이 필요합니다. 부디 여유를 가지고 크론보르 성을 방문해 주세요.

바로 옆에 있는 페리 선착장에서는 스웨덴으로 가는 페리가 자주 출발합니다.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으므로, 크론보르 성을 방문하는 김에 함께 가보는 것도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