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도나우의 진주’라 불리는 세계유산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는 원래 도나우강 양안을 사이에 둔 부다와 페스트라는 서로 다른 도시였습니다. 1849년, 왕궁이 있는 부다 지구와 그 맞은편의 페스트 지구에 사슬다리가 놓이며 하나로 이어졌고 이후 1872년에 양측이 합병되어 현재의 부다페스트 시가 되었습니다.
‘도나우의 진주’, ‘동유럽의 파리’라고도 불리는 이 아름다운 도시 경관은 1987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습니다. 이어 2002년에는 역사적인 건물이 줄지어 선 안드라시 거리까지 추가 등록되면서, 현재의 세계유산 명칭인 ‘부다페스트의 도나우 강 연안과 부다 성(城) 지구, 언드라시 거리'로 전 세계 여행자를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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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의 도나우 강 연안과 부다 성(城) 지구, 언드라시 거리
서기 2세기경 로마인은 현재 부다페스트 북부의 오부다 지구에 온천 시설을 갖춘 지방 도시 ‘아콰인쿰’을 건설하였습니다. 9세기에 들어 기마 민족인 마자르인이 이주하면서 헝가리 왕국이 성립되었고, 13세기에는 몽골 제국의 침입을 겪으며 방어를 위해 부다성이 축조되었습니다.
16세기에는 이 지역이 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받았고, 17세기에는 신성 로마 제국 영토에 편입됩니다. 19세기에 이르러 부다, 오부다, 페스트 세 지역을 통합하기로 결정하면서 현재의 부다페스트가 탄생했습니다. 이 시기, 신성 로마 제국을 계승한 오스트리아 제국은 헝가리를 동군연합 형태로 묶어 합스부르크가 황제가 헝가리 국왕을 겸하는 조건으로 헝가리의 자치를 인정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헝가리인의 민족 의식이 더욱 고조되었고, 1896년 건국 1000주년 기념행사를 계기로 영웅광장을 비롯한 부다페스트 시내 경관이 새롭게 정비되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과 헝가리 혁명으로 다리와 건물 상당수가 큰 피해를 입었지만, 이후 원형에 가깝게 충실히 복원되었습니다.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범위가 넓고 볼거리도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등록 명칭에 포함된 부다 왕궁 지구, 페스트 지구, 언드라시 거리 세 구역을 대표하는 명소들을 중심으로 소개합니다.
명칭: Budapest, including the Banks of the Danube, the Buda Castle Quarter and Andrássy Avenue
공식・관련 사이트 URL: http://jp.gotohungary.com/hungary1
부다페스트 가는 법
한국에서 부다페스트 공항에 도착한 뒤에는 miniBUD 셔틀버스를 이용하거나, 시내버스를 타고 Kőbánya-Kispest 역까지 이동한 후 지하철로 갈아타 도심으로 들어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빈에서는 기차를 이용하면 약 4시간 정도 걸립니다. 부다페스트 시내에는 4개 노선의 지하철을 비롯해 트램, 버스, 트롤리버스 등 대중교통망이 잘 발달해 있습니다. 참고로 언드라시 거리를 따라 운행하는 M1호선 지하철은 유럽 대륙에서 가장 먼저 개통된 지하철로, 현재 세계유산을 구성하는 자산 중 하나입니다.
부다페스트의 도나우 강 연안과 부다 성(城) 지구, 언드라시 거리 추천 포인트 3가지
어부의 요새
첫 번째로 소개할 곳은 부다 지구에 있는 ‘어부의 요새’입니다. 왕궁 언덕 위에 조성된 전망대로, 도나우강과 페스트 지구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명소입니다. 중세 시대 부다페스트에서는 도나우강에서의 어업이 매우 활발했습니다. 당시 어부들은 부다성 안에 어업 조합을 만들고, 유사시에는 한마음으로 성을 방어했다고 전해집니다. 이 일화에서 이름을 따와 ‘어부의 요새’라는 명칭이 붙었습니다. 다만 실제 군사 시설로 지어진 곳은 아니며, 도시 미화 계획의 일환으로 건설된 전망 시설입니다.
어부의 요새에 있는 일곱 개의 뾰족한 탑은 헝가리를 건국한 마쟈르인의 일곱 부족을 상징합니다. 각 탑의 한 구석에는 해당 부족의 족장 동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뾰족한 지붕은 그들이 유목 생활을 하던 시기의 텐트를 형상화한 것입니다. 헝가리 건국 영웅으로 알려진 아르파드가 일곱 부족을 통합해 이 땅에 정착한 지 1000년이 되는 해를 기념해, 1896년에 이 전망대가 세워졌습니다. 어부의 요새에서 바라보는 도나우강 건너편의 헝가리 국회의사당 풍경은 부다페스트를 대표하는 장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언덕 아래에서 버스나 케이블카를 이용해 올라갈 수 있으며, 천천히 경치를 감상하며 계단을 따라 걸어 올라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국회의사당
두 번째 추천 명소는 페스트 쪽 강변에 자리한 헝가리 국회의사당입니다. 도나우 강변에 줄지어 선 여러 건축물 가운데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이 네오 고딕 양식의 웅장한 건물은, 어부의 요새와 마찬가지로 건국 1000주년 기념행사를 앞두고 계획되어 1904년에 완공되었습니다. 1989년 10월 23일 공산 정권이 붕괴했을 때에는, 이 국회의사당에서 국호를 ‘헝가리 인민공화국’에서 ‘헝가리 공화국’으로 변경한다는 선언이 이루어졌습니다.
현재도 실제로 국회가 열리는 의사당이지만, 내부 관람도 가능합니다. 회기가 열리지 않는 날에는 가이드 동반 투어가 진행되며, 헝가리 왕들이 대대로 물려받아온 성 이슈트반의 왕관과 보검 등 대관식에 사용된 유물이 보관·전시되어 있습니다. 내부 장식에는 약 50만 개에 달하는 보석과 40킬로그램의 금이 사용되었다고 알려져 있을 만큼 화려한 공간이며, 이 호화로운 내부는 투어에 참여해야만 직접 볼 수 있습니다.
영웅광장
마지막 세 번째는 추가로 세계유산에 포함된 구역인 언드라시 거리 주변의 영웅광장입니다. 페스트 지구 중심부의 데아크 페렌츠 광장에서 곧게 뻗어나가는 언드라시 거리는, 세체니 온천 직전의 영웅광장까지 이어집니다. 이 광장 역시 1896년 헝가리 건국 1000주년을 기념해 조성되었습니다. 중앙에 우뚝 서 있는 높이 36m의 기둥 아래 정면에는, 건국 영웅 아르파드의 기마상을 중심으로 일곱 부족의 기마상이 둘러싸듯 배치되어 있습니다.
반원 형태의 주랑 가운데 왼쪽에는 초대 국왕 이슈트반 1세, 부다성을 건설한 벨러 4세, 한때 빈까지 공격해 점령하기도 한 마차시 1세 등 헝가리를 대표하는 명군들의 조각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오른쪽에는 헝가리의 역사를 장식한 정치가와 장군들의 상이 늘어서 있습니다. 영웅광장 뒤편은 시민공원으로 조성되어 현지인들의 휴식 공간 역할을 합니다. 광장 주변에는 세체니 온천을 비롯해 서양미술관, 신미술관, 바이다후냐드 성 등 주요 관광 명소도 가까이 모여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습니다.
◎ 마무리하며
부다 지구에는 부다 왕궁을 비롯해 마차시 교회, 겔레르트 온천 등 다양한 관광 명소가 있습니다. 페스트 지구에는 성 이슈트반 대성당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맥도날드’가 자리한 동역(Keleti pályaudvar) 등이 있고, 언드라시 거리를 따라서는 국립 오페라 하우스, 부다페스트 인형극장 등 문화 시설이 늘어서 있습니다.
무엇보다 부다와 페스트를 잇는 세체니 다리 너머로 바라보는 부다 왕궁의 풍경은 부다페스트를 대표하는 사진 스폿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해가 진 뒤 야경이 매우 아름다우므로, 저녁 시간에 맞춰 산책하듯 걸어가 보시기 바랍니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도나우강 유람선에 올라 야경을 강 위에서 감상해 보는 것도 부다페스트를 즐기는 좋은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