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산업유산 ‘푈클링겐 제철소’
독일과 프랑스의 국경 근처, 자를란트주에 위치한 푈클링겐 제철소는 독일 산업사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세계유산입니다. 가동 당시의 모습이 거의 완벽하게 보존된 세계 유일의 제철소로, 1994년에 산업유산으로서는 처음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되었습니다.
약 60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넓은 부지를 가진 이 제철소는 선철(銑鉄) 정련의 모든 공정을 그대로 따라가 볼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어, ‘산업문화의 아이콘’ 또는 ‘노동의 대성당’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현재는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 외에도, 콘서트나 각종 이벤트가 열리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산업유산과 예술이 공존하는 독특한 관광 명소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독일이 자랑하는 산업유산, 푈클링겐 제철소의 주요 볼거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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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산업유산 ‘푈클링겐 제철소’:목차
푈클링겐 제철소
자를강(Saar) 강변의 푈클링겐에 처음 제철소가 세워진 것은 1873년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높은 관세의 영향으로 불과 6년 만에 가동이 중단되었습니다. 이후 1881년, 사업가 카를 레흐링(Karl Röchling)이 이 폐쇄된 제철소를 인수해 2년 뒤 고로(용광로)를 재가동시켰습니다. 철광석은 인근의 로트링겐(Lothringen, 현재의 로렌 지방)에서 조달되었으며, 레흐링의 철강회사는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많은 전쟁포로와 강제노동자들이 이곳 푈클링겐 제철소에서도 일했다고 전해집니다. 전쟁 말기, 독일 내 대부분의 공장이 폭격을 받았으나 푈클링겐 제철소만은 거의 피해 없이 전쟁을 마쳤습니다. 이 일은 지금도 ‘푈클링겐의 기적’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제철소는 전후 즉시 가동을 재개할 수 있었고, 이는 독일뿐 아니라 유럽 전역의 산업 복구에도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1986년에 제철소로서의 기능을 마치고 다시 가동이 중단되었습니다. 그러나 곧바로 산업기념물로 지정되어 보수 및 복원 작업이 이루어졌고, 일반 관광객의 관람이 가능해졌습니다. 이후 1994년, 세계 최초의 산업유산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으며, 현재는 매년 20만 명 이상이 찾는 명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명칭: 푈클링겐 제철소 / Völklingen Ironworks
주소: Rathausstraße 75-79, 66333 Völklingen, Germany
공식・관련 사이트 URL: https://www.voelklinger-huette.org/en/welcome/
푈클링겐 제철소로 가는 방법
푈클링겐 제철소를 방문하려면 우선 자를란트주의 주도인 자를브뤼켄(Saarbrücken)으로 가야 합니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이나 프랑스 파리 동역(Gare de l'Est)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특급열차로 약 2~3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자를브뤼켄역에서 푈클링겐역까지는 일반 열차로 단 10분 거리이며, 역에서 제철소까지도 도보로 5분이면 도착할 수 있습니다.
푈클링겐 제철소의 매력 포인트
1. 제철소 시설
푈클링겐 제철소는 단순한 세계유산이 아니라, 유럽 산업사를 이야기하는 데 중요한 장소입니다. 이미 가동을 멈춘 폐허이지만 설비가 완전한 형태로 보존되어 있으며, 내부 관람이 가능한 곳은 매우 드뭅니다.
거대한 6기의 고로는 가까이에서 보면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합니다. 대형 기계가 남아 있는 송풍기실(블로워 홀)과 독특한 경사식 엘리베이터는 푈클링겐 제철소의 상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약 30m 높이의 용광로 꼭대기에서는 당시 산업 기술의 정점을 엿볼 수 있으며, 안전모를 대여해 직접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공장 폐허 특유의 긴장감이 있지만,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전경은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또한 여러 관람 루트가 잘 정비되어 있어, 방문객은 다양한 시점에서 세계유산 푈클링겐 제철소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해가 지면 공장이 조명으로 물들며 환상적인 야경을 연출하는데, 어둠 속에 떠오르는 철골 구조물의 실루엣은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묘한 아름다움을 자아냅니다.
2. 시설 관람 및 가이드 투어
세계유산 푈클링겐 제철소에는 관광객을 위한 순회형 관람 루트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곳곳에 설명판이 설치되어 있지는 않지만, 루트를 따라 걸으며 당시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보다 깊이 있게 제철소의 역사를 알고 싶은 분들에게는 가이드 투어를 추천합니다. 특히 전직 직원들이 직접 들려주는 과거의 혹독한 노동 환경 투어는 매우 인기가 높습니다. 또한 공장에서 근무했던 여성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투어도 마련되어 있어, 일반적인 관광과는 다른 시각으로 푈클링겐 제철소의 역사를 접할 수 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오디오 가이드를 다운로드할 수도 있습니다. 방문 전 미리 들어보면 현장 이해에 큰 도움이 됩니다.
푈클링겐 제철소 방문 시 주의사항
세계유산 푈클링겐 제철소 내부는 기본적으로 음식물 섭취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간단한 스낵을 판매하는 공간이나 피크닉 구역이 있으므로, 필요할 경우 그곳을 이용하세요.
푈클링겐역 주변에도 식당이나 상점이 있긴 하지만, 한국의 관광지처럼 활기찬 분위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도시 전반도 관광지 분위기가 강하지 않으므로, 식사는 자르뷔르켄에서 미리 해결하는 것이 좋습니다.
◎ 마무리하며
100년 넘게 유럽의 산업을 지탱해온 푈클링겐 제철소는 비록 지금은 가동을 멈췄지만, 그 역사를 현재까지 생생히 전하는 살아 있는 박물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독일어를 몰라도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도 근대 산업유산과 공장 야경 등 산업 관광이 주목받고 있는 만큼, 세계 최초의 산업유산인 푈클링겐 제철소를 직접 방문해 그 웅장함을 체험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