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의 세계유산|총 9곳을 둘러보는 품격 있는 여행

오스트리아 공화국에는 총 9곳의 세계유산이 있으며, 이들 모두가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빈과 잘츠부르크에서 만나는 음악과 예술, 알프스가 선사하는 장대한 자연,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무대가 펼쳐지는 잘츠카머구트 지역 등, 볼거리와 감동이 가득한 나라입니다.
이번에는 오스트리아 전역에 흩어져 있는 9곳의 세계유산을 모두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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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의 세계유산|총 9곳을 둘러보는 품격 있는 여행:목차
- 1. 빈 역사 지구(Historic Centre of Vienna)
- 2. 잘츠카머구트 지방의 할슈타트와 다흐슈타인 문화 경관(Hallstatt-Dachstein Salzkammergut Cultural Landscape)
- 3. 잘츠부르크 시가지의 역사 지구(Historic Centre of the City of Salzburg)
- 4. 쇤브룬 궁전과 정원군(Palace and Gardens of Schönbrunn)
- 5. 그라츠 시가지 – 역사 지구와 에겐베르크 성(City of Graz - Historic Centre and Schloss Eggenberg)
- 6. 젬머링 철도(Semmering Railway)
- 7. 바하우 계곡의 문화 경관(Wachau Cultural Landscape)
- 8. 페르퇴 / 노이지들러 호수의 문화 경관(Fertö / Neusiedlersee Cultural Landscape)
- 9. 알프스 산맥 주변의 선사 시대 말뚝 가옥군(Prehistoric pile dwellings around the Alps)
- ◎오스트리아의 세계유산 총 9곳 정리
1. 빈 역사 지구(Historic Centre of Vienna)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은 차분한 도시 풍경 속에 고급스러운 화려함을 간직하고 있어 여행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한때 합스부르크 가문의 지배 아래 유럽 세계의 중심 도시로 번영을 누렸습니다.
19세기, 합스부르크가의 마지막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는 성벽을 철거하고 ‘링크(Ring)’라고 불리는 환상 도로를 조성했습니다. 현재 노면전차가 다니는 이 도로의 안쪽에 해당하는 구시가지 일대가 '빈 역사 지구'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되어 있습니다.
호프부르크 왕궁이나 슈테판 대성당 등, 합스부르크가의 영화를 느낄 수 있는 건축물들이 구시가지에 밀집해 있습니다. 음악 애호가라면 반드시 방문해야 할 빈 국립 오페라극장과 악우협회, 그리고 링크 바깥에 위치한 시청과 벨베데레 궁전도 천천히 둘러보시길 바랍니다.
또한 빈은 카페 문화로도 유명합니다. 자허토르테의 발상지로 알려진 '자허'나 황실 납품점으로 이름난 과자점 '뎀엘' 등, 카페 투어도 세계유산인 빈 관광에서 빠뜨릴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명칭: 빈 역사 지구 / Historic Centre of Vienna
주소: Wien, Austria
2. 잘츠카머구트 지방의 할슈타트와 다흐슈타인 문화 경관(Hallstatt-Dachstein Salzkammergut Cultural Landscape)

험준한 산과 맑은 호수, 그리고 그 사이에 꼭 붙어 있는 듯한 집들이 이어진 마을. 세계유산 관련 잡지나 프로그램에서 한 번쯤 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오스트리아 중부의 잘츠카머구트는 암염 채굴지로 유명한 지역이며, 그중 할슈타트는 가장 아름다운 경승지로 손꼽히는 관광 마을입니다.
아기자기한 마을 산책은 물론이고, 동화처럼 아름다운 할슈타트 호수를 유람하는 보트나, 폐광된 암염 광산을 견학할 수 있는 트롤리 체험도 즐길 수 있습니다. 세계유산인 잘츠부르크에서 약 40km 거리에 위치해 있어, 해외 관광객들도 투어로 자주 방문합니다.
'다흐'는 독일어로 '지붕'이라는 뜻이며, '다흐슈타인'은 이 세 지역을 지붕처럼 덮고 있는 산괴를 말합니다. 76개의 호수와 다흐슈타인 산괴가 어우러진 풍경은 그야말로 어디서 찍어도 그림엽서 같은 세계유산급 경관입니다.
작은 펜션이나 호텔도 있기 때문에, 이 지역에 숙박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이른 아침이나 해 질 무렵의 고요한 할슈타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명칭: 잘츠카머구트 지방의 할슈타트와 다흐슈타인 문화 경관 / Hallstatt-Dachstein Salzkammergut Cultural Landscape
주소: Oberösterreich & Salzburg, Austria
3. 잘츠부르크 시가지의 역사 지구(Historic Centre of the City of Salzburg)

잘츠부르크의 '잘츠(Salz)'는 잘츠카머구트와 마찬가지로 '소금'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 도시는 '소금의 도시'보다는 모차르트의 출생지로서 '음악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더욱 강합니다.
중세에는 성 페터 수도원과 대성당이 세워지며 종교 도시로 알려지게 되었고, 세속 권력까지 장악한 잘츠부르크 대주교에 의해 호엔잘츠부르크 성 등 호화로운 건물들이 세워졌습니다.
모차르트의 생가는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어린 시절 사용했던 바이올린이나 자필 악보 등 다채로운 전시물 덕분에 인기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가치가 인정되어 구시가지를 중심으로 한 역사 지구는 1996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화려한 분위기의 도시 곳곳에서는 모차르트 관련 콘서트가 자주 열리고 있으며, 다양한 가게에서 판매되는 모차르트 초콜릿은 선물용으로도 안성맞춤입니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무대로도 널리 알려진 세계유산 도시입니다.
명칭: 잘츠부르크 시가지의 역사 지구 / Historic Centre of the City of Salzburg
주소: Salzburg, Austria
4. 쇤브룬 궁전과 정원군(Palace and Gardens of Schönbrunn)

프랑스 파리 외곽에 베르사유 궁전이 있는 것처럼,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의 쇤브룬 궁전은 빈 외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쇤브룬 궁전은 '빈 역사 지구'와는 별도로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이 궁전은 17세기 말, 오스트리아 제국의 전신인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 레오폴트 1세가 여름 별궁으로 세운 것이 시작입니다. 그의 손녀이며 여성 통치자로 불렸던 마리아 테레지아는 이 별궁을 자신의 거처로 정하고 대대적인 증축과 개보수를 실시했습니다. 그녀는 궁전 외벽을 자신이 좋아하는 노란색으로 칠하고, 내부는 섬세하고 우아한 로코코 양식으로 통일시켰습니다.
마리아 테레지아의 시대는 빈의 궁정 문화가 꽃피고, 중부 유럽의 주요 도시로 발전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현재 쇤브룬 궁전은 총 1,441개의 방 중 주요한 40개 방이 일반 관광객에게 공개되어 있습니다.
궁전 내부 관람은 유료이지만, 광대한 정원을 산책하는 것은 무료입니다. 궁전과 마주한 남쪽의 글로리에테 언덕에 오르면, 아름다운 크림색 궁전과 정원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습니다.
명칭: 쇤브룬 궁전과 정원군 / Palace and Gardens of Schönbrunn
주소: Schönbrunner Schloßstraße 47, 1130 Wien, Austria
공식・관련 사이트 URL: https://whc.unesco.org/en/list/786/
5. 그라츠 시가지 – 역사 지구와 에겐베르크 성(City of Graz - Historic Centre and Schloss Eggenberg)

오스트리아 남동부, 슈타이어마르크주의 주도인 그라츠는 빈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도시입니다. 역사적・문화적 가치로 인해 1999년에 그라츠의 역사 지구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으며, 2010년에는 외곽에 위치한 에겐베르크 성도 추가되었습니다.
그라츠의 역사 지구는 붉은 벽돌 지붕으로 통일된 건물들이 즐비하고, 좁은 골목마다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근대 건축 등 다양한 양식의 역사적 건축물이 남아 있습니다. '건축의 보석함'이라는 아름다운 별명이 딱 어울리는 관광 도시입니다. 구시가지를 내려다볼 수 있는 성산(슐로스베르크)에는 케이블카로 오를 수 있으며, 그곳에서 바라보는 도시 전경은 절경입니다.
한편 에겐베르크 성은 오스트리아 황제 페르디난트 2세의 궁정 고문이었던 에겐베르크 공작의 거성이었습니다. 18세기에 로코코 양식으로 개축되었으며, 1953년 이후에는 박물관으로 사용되며 화려한 내부가 공개되고 있습니다. 3층에는 총 24개의 응접실이 있으며, 그중 하나인 '일본의 방'에는 일본에서도 희귀한 모모야마 시대의 오사카를 묘사한 병풍화가 장식화의 모티프로 사용되어 있습니다. 일본과의 연결을 실감할 수 있는 세계유산으로, 한국인 관광객에게도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명칭: 그라츠 시가지 – 역사 지구와 에겐베르크 성 / City of Graz - Historic Centre and Schloss Eggenberg
주소: Eggenberger Allee 90, 8020 Graz, Austria
6. 젬머링 철도(Semmering Railway)

세계유산 '젬머링 철도'는 세계 최초의 산악 철도입니다. 빈에서 남서쪽으로 약 60km 떨어진 글로크니츠역에서 뮐츠추슐라크역까지 약 40km 구간을 잇는 철도로, 전 구간이 현재도 운행 중인 세계유산 철도입니다.
젬머링 철도는 1848년에 공사가 시작되어, 6년 뒤인 1854년에 개통되었습니다. 현대적인 토목 기계나 다이너마이트도 없던 시절에 인력만으로 암석을 깎아 이처럼 험한 산악 지형에 철도를 짧은 기간에 건설했다는 점은 기적에 가깝다고 평가됩니다.
전 구간에 걸쳐 14개의 터널, 16개의 고가교, 100개 이상의 석조 다리, 11개의 철교가 있습니다. 산업화가 진행되던 당시,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여 건설된 점 또한 지금까지 관광 열차로서 인정받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일반 열차를 이용해도 약 1시간이면 전 구간을 탈 수 있어, 빈에서 당일치기로 관광할 수 있는 노선입니다.
명칭: 젬머링 철도 / Semmering Railway
주소: Semmering 15, 2680 Semmering, Austria
7. 바하우 계곡의 문화 경관(Wachau Cultural Landscape)

빈과 오스트리아 전역을 가로지르는 도나우강에서 크루즈를 즐기고 싶다면 바하우 계곡이 제격입니다. 빈 서쪽의 크렘스 안 데어 도나우에서 멜크까지 약 36km 구간이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독일의 유명한 라인강 계곡에 필적하는 웅장하면서도 목가적인 풍경이 펼쳐지는 바하우. 경유지에는 듀른슈타인, 슈피츠, 바이센키르헨 같은 고요하고 아름다운 마을들과, 악슈타인 성이나 쇤뷔엘 궁전 같은 고성들이 곳곳에 점재해 있습니다.
바하우 계곡의 서쪽 끝에 있는 멜크 마을에는 매우 호화롭고 거대한 멜크 수도원이 있으며, 오스트리아에서도 손꼽히는 관광 명소입니다.
또한 바하우 계곡은 와인 산지로도 유명합니다. 독일 와인보다는 덜 달고, 프랑스나 이탈리아 와인보다는 덜 드라이한 고품질의 화이트 와인을 맛볼 수 있습니다. 빈에서 배를 타고 멜크까지 갈 수도 있지만, 하이라이트만 즐기고 싶다면 크렘스나 듀른슈타인에서 탑승하는 것이 좋습니다.
명칭: 바하우 계곡의 문화 경관 / Wachau Cultural Landscape
주소: Krems–Melk, Austria
8. 페르퇴 / 노이지들러 호수의 문화 경관(Fertö / Neusiedlersee Cultural Landscape)

빈의 남동쪽에는 오스트리아와 헝가리에 걸쳐 있는 길고 큰 호수가 있습니다. 오스트리아(독일어권)에서는 노이지들러 호수(Neusiedler See), 헝가리에서는 페르테 호수(Fertő-tó)라고 불리는 이 호수는, 가장 깊은 곳조차 수심 2m에 미치지 않을 정도로 얕은 것이 특징입니다.
호수 주변에는 갈대가 무성하게 자라 습지처럼 보이며, 한국의 갯벌을 연상시키는 생태계의 보고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도 희귀한 생물들의 천국으로서 가치가 높고, 예로부터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사람들이 이 호수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온 역사적 배경이 높이 평가되어, 200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습니다.
빈에서 약 30km 거리로 가까운 만큼, 노이지들러 호수에서는 낚시나 마린 스포츠도 활발하게 즐겨지고 있습니다. 또, 약 300종에 달하는 조류를 관찰하러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을 방문하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곳은, 와인과 황새(슈투르크)가 상징인 조용하고 아담한 호숫가 마을 ‘루스트(Rust)’입니다. 매년 여름이면 수많은 황새들이 집의 지붕이나 굴뚝 위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기르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황새도, 오스트리아에서는 여전히 일상적인 존재로 만날 수 있답니다.
명칭: 페르퇴 / 노이지들러 호수의 문화 경관 / Fertö / Neusiedlersee Cultural Landscape
주소: Rathauspl, 7071 Rust, Austria
9. 알프스 산맥 주변의 선사 시대 말뚝 가옥군(Prehistoric pile dwellings around the Alps)

말뚝 가옥이란, 호수나 습지 위에 말뚝을 박아 올린 후 그 위에 지은 고상식(高床式) 주택을 말합니다. 알프스 산맥 주변의 호숫가나 강가에서는 기원전 5000년경부터 기원전 500년경에 걸쳐 건설된 이 고상식 주거지의 흔적이 넓은 범위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알프스 산맥을 공유하는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이탈리아, 슬로베니아, 스위스 등 6개국 전역에 걸쳐, 무려 111곳의 유적이 한꺼번에 2011년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었습니다. 이 가운데 오스트리아 국내에는 5곳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독일에는 말뚝 가옥을 복원해 놓은 관광 시설도 있지만, 전체 111곳 중 67%는 현재도 완전히 또는 일부가 수몰된 상태입니다. 관광지라기보다는 역사 유적으로서의 의미가 강하지만, 세계유산인 잘츠부르크나 할슈타트에서 멀지 않은 아터제 호수에는 말뚝 가옥을 테마로 한 공원이나 체험형 시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공원은 ‘프팔바우 슈필플라츠(Pfahlbau Spielplatz)’, 체험 시설은 ‘아벤트오이어 프팔바우(Abenteuer Pfahlbau)’라 불리며, 둘 다 제발헨 암 아터제(Seewalchen am Attersee)라는 마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명칭: 알프스 산맥 주변의 선사 시대 말뚝 가옥군 / Prehistoric pile dwellings around the Alps
주소: Attersee Str. 25, 4863 Seewalchen am Attersee, Austria
◎오스트리아의 세계유산 총 9곳 정리

오스트리아는 약 650년에 걸쳐 합스부르크 왕가의 제국으로서 유럽에 군림하였으며, 근대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 제국은 현재의 오스트리아, 헝가리, 슬로바키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등을 포함하는 거대한 제국이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기 전까지는 영국, 독일, 프랑스, 러시아와 더불어 유럽 5대 강국 중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오스트리아의 세계유산을 둘러보는 여행은 서두르지 않는 여유로운 방식이 어울립니다. 시간을 들여 머물며 풍경과 깊은 역사를 지닌 건축물들을 천천히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빈은 음악의 도시로, 관광객도 즐길 수 있는 콘서트가 세계유산 역사 지구 곳곳에서 매일같이 열리고 있습니다. 카페 문화의 발상지로도 알려진 빈에서는, 비너 커피나 자허 토르테, 슈투르델 같은 전통 디저트를 즐겨보는 것도 좋습니다.
빈뿐만 아니라, 합스부르크 제국의 역사와 알프스의 자연에 둘러싸인 오스트리아를 세계유산과 함께 마음껏 만끽해 보시기 바랍니다.